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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니 섬너가 택시를 탔더라면.. 」
아이들도 자라 나의 보살핌이 덜하기에 나만의 시간적 여유가 많아지는 때입니다.
회사로 바빠 퇴근이 늦어질 때는 피곤함에 곯아떨어지기도 했지만 요즈음은 칼퇴로 인해 퇴근 후에도 여유로운 시간이
많아 책을 읽기도 하고 재봉틀도 하고 tv 도 보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퇴직을 앞두고선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하여 책은 손에 잘 잡히지 않더라고요.
재봉틀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멍하니 시간을 때우기에는 tv 가 최고이지요.
그렇다고 드라마를 보거나 예능을 잘 보지는 않아서 영화채널을 돌려보기도 하고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보기도 합니다. 어디서 인가 이 영화를 소개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뇌리에 콕 박혀 잊히지 않았던 영화입니다.
"언페이스풀(Unfaithful)"
일상의 일탈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영화이지요.
영화의 주제만 놓고 본다면 뻔한 주제이고 스토리입니다.
그러나 그 주제를 풀어가는 구성이 아름답고 미세한 떨림에서 격렬한 떨림까지 감정이입이 되어 영화를 보는 내내 실제 내가 처한 상황처럼 같이 끌고 갔습니다.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아련해지는 것 같습니다.
자.. 영화 내용을 한 번 볼까요.
언페이스풀 (Unfaithful)
▶ 감독 : 애드리안 라인
▶ 주연배우 : 리차드 기어 (에드 섬너), 다이안 레인(코니 섬너), 올리비에 마르티네즈(폴 마텔)
삐그덕 거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평화로운 가정에 날아든 작은 감정의 불씨 하나로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평범한 가정입니다.
에드 섬너(리차드 기어)와 코니 섬너(다이안 레인), 8살 아들과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 가정의 어느 날 바람이 세차게 부는 아침... 에드 섬너는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출근을 합니다.
코니 섬너는 아들의 생일파티를 위해 재료를 사러 시내로 외출을 하게 되지요. 태풍이 불어오듯 바람이 너무나 거세게 불어댑니다.
거센 바람에 앞을 보기도 힘든 상황에서 날리는 치마를 부여잡고 걷다가 마주 오던 젊은 프랑스 청년 폴 마텔과 부딪쳐 넘어지게 되지요. 책을 잔뜩 쌓아 들고 오던 청년도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바람에 치마를 부여잡고 걷던 코니 섬너를 보지 못해 두 사람이 부딪쳐 넘어집니다. 이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위험한 인연이 시작이 됩니다.
코니 섬너가 넘어지면서 무릎을 다쳤고... 거센 바람에 택시도 잡히지 않는 상황이 되자 폴이 제안을 합니다.
폴이 살고 있는 집에 가서 치료를 하고 가라고.... 폴의 바람기가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택시가 잡혀서 바로 집으로 갔더라면.. 어땠을까요.
운명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네요. 그 둘의 끈을 기어이 엮어버립니다.
폴의 집에 들어선 순간... 코니 섬너와 제가 일체가 된 듯.. 저 또한 폴에게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흔치 않은 책 판매상... 공간을 가득 메운 책들과 왠지 모를 신비감마저 들게 되더라고요.
코니는 그 상황을 잘 피해 집으로 돌아오지만 왜인지 자꾸 생각이 납니다. 선물로 받은 책 속의 문구와 연락처까지...
코니를 그 구렁텅이로 끌어당기는 듯 하지요.
폴의 신비함이 계속 맴돌아 역으로 가서 연락을 하게 되고, 다시 집으로 찾아가게 되고.. 쿵쾅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곳을 벗어나지만 놓고 온 코트를 가지러 들어가는 순간 둘의 격정적인 탐닉으로 이렇게 위험한 사랑이 시작됩니다.
결혼이라는 것을 하고 오랫동안 살다 보면 익숙함이 먼저가 되지요.
사랑이란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먼저 눈을 뜨는 것 같아요. 익숙함이 싫은 것이 아니라 새로움이 설레게 하는 것이지요. 코니도 그런 감정이었을 것입니다.
폴과 코니의 사랑을 묘사한 장면을 보면서 저도 같이 떨렸고 함께 느꼈지요. 새로움을.. 그 위험한 새로움을 말입니다.
설렘에 스릴까지 더해지면 그 쾌감은 따라갈 수가 없겠지요.
위험한 일상을 이어 갑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했던가요.
사람들은 이런 사랑은 오래갈 수 없고 오랜 시간 지속되지도 못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어갑니다.
호기심이 부른 일탈의 대가는 어마어마했습니다.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렸지요.. 어둠의 나락으로.
남편인 애드섬너가 먼저 이상함을 눈치채기 시작하고 주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기 시작합니다.
여자의 직감이 아니라 남자의 직감도 분명 있나 봅니다. 코니에게 일어난 변화들을 애드섬너는 바로 감지하게 되지요.
비극의 나락으로 가는 문 앞에 서게 되지요.
결론은 애드 섬너가 폴을 찾아가 위험하고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격한 감정에 폴을 죽이게 되지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현장을 정리하고 상황을 마무리 짓게 됩니다.
그러나 애드섬너와 코니섬너는 가정을 유지하지만 둘 사이에는 무서운 불신만이 존재할 뿐이죠.
호기심으로 인한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어둠 속에 밀어 넣어 버렸습니다.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어둠으로 말이지요.
살면서 지루할 때도 있고 호기심에 새로움을 꿈꾸기도 합니다.
호기심을 현실에서는 반영할 수 없기에 드라마에 빠져 공감하기도 하지요.
평범함이 가장 위대한 것임을 깨닫지 못하고 새로움과 특별함을 찾기에 위험한 것입니다.
한 번의 선택이 인생을 망칠 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인간이 동물 중에서 으뜸인 이유는 이성이라는 것이 있기에 생각을 본능을 절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감성보다는 이성을 앞세워 그러한 상황이 나에게 왔을 때 잘 극복해 내고 이겨내야 하는 것이지요.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내용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장면 장면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지만 저는 그 보다는 경각심을 먼저 갖게 되더라고요. 위험했던 순간들이 있었기에 그 순간들을 현명하게 잘 피해 가도록 길을 안내해 준 영화로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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