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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이름은 누가 지을까요? 귀여운 이름 뒤에 숨은 규칙
“태풍 이름이 왜 하필 개미일까?” 뉴스에서 태풍 소식을 듣다가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장미, 나리처럼 꽃 이름도 나오고 너구리, 개구리처럼 동물 이름도 등장하니 누가 그때그때 재미있게 붙이는 것 같기도 하죠. 그런데 알고 보면 태풍 이름에는 나라들이 함께 정한 꽤 체계적인 규칙이 있어요.
오늘은 태풍이름 정하는 방법부터 태풍이름 순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이름과 다양한 태풍이름 종류까지 차근차근 살펴볼게요. 한 번 알아두면 태풍 예보를 볼 때 이름이 달리 들릴 거예요.
북서태평양 태풍 이름은 태풍위원회 14개 회원이 각각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를 순서대로 사용해요. 28개씩 5개 조로 구성하며, 한 해가 끝나도 순서는 초기화되지 않습니다. 피해가 아주 컸던 이름은 목록에서 빼고 새 이름으로 바꾸기도 해요.
01. 태풍에 이름을 붙이는 이유
“제12호 태풍이 남쪽 바다에서 북상하고 있습니다.” 숫자만 들어도 의미는 통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태풍이 여러 개 활동하면 어느 태풍을 말하는지 헷갈릴 수 있어요. 이름이 있으면 주민들도 뉴스를 이해하기 쉽고, 기상기관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때도 혼동을 줄일 수 있죠.
예전에는 태풍의 위치를 위도와 경도로 구분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이름을 불렀다고 해요. 20세기에는 주로 사람 이름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북서태평양에서는 2000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특성을 담은 이름 목록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꽃, 새, 나무, 동물은 물론 음식이나 지역 문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도 만날 수 있어요.

02. 태풍이름 정하는 방법, 나라별로 정할까요?
답은 “각 나라가 후보를 제출하고, 공동으로 관리한다”에 가까워요. 북서태평양과 남중국해의 태풍 이름은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와 세계기상기구(WMO)가 함께 운영하는 태풍위원회에서 정한 목록을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와 북한도 각각 이름을 제출하는 회원이에요.
각 회원이 10개씩 이름을 제출해 총 140개 목록을 구성합니다. 여기서 회원에는 나라뿐 아니라 홍콩·마카오 같은 지역도 포함돼요.
전체 목록은 28개씩 5개 조로 나뉘어 있어요. 목록의 다음 이름을 새 태풍에 붙이는 방식이지, 발생할 때마다 이름을 새로 공모하는 것은 아닙니다.
큰 인명·재산 피해를 남겨 다시 사용하기 적절하지 않은 이름은 회원들의 논의를 거쳐 다른 이름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좋은 태풍 이름은 짧고 부르기 쉬워야 하고, 서로 혼동되지 않아야 해요. 이름의 뜻이 여러 언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도 살펴봅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보다 한 번 들으면 기억에 남는 이름이 예보 전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에요.
03. 태풍이름 순서, 매년 1월부터 다시 시작할까요?
여기가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에요. 태풍이름 순서는 새해 첫날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태풍에 붙인 이름 바로 다음 이름을 새해 첫 태풍에 붙여요. 예를 들어 연말 마지막 태풍 이름이 ‘담레이’였다면 다음 태풍은 목록상 그다음인 ‘톈마’가 되는 식이죠.
14개 회원 × 각 10개 이름 = 140개 이름
1조부터 5조까지 차례대로 사용하고, 140개를 다 쓰면 첫 번째 이름으로 돌아갑니다.
해마다 태풍 발생 수가 다르지만, 보통 목록 전체를 한 번 사용하는 데 약 4~5년이 걸립니다.
그렇다면 “제1호 태풍”이라는 번호는 무엇일까요? 번호는 해당 연도에 발생한 태풍의 순서를 표시하기 때문에 새해에 다시 1호부터 시작해요. 하지만 이름은 여러 해에 걸쳐 이어지는 140개 목록을 따라갑니다. 그래서 태풍 번호는 매년 새로 시작하고, 이름은 순서가 이어진다고 기억하면 정확해요.
열대저기압이 생겼다고 언제나 목록의 이름이 붙는 것은 아니에요. 북서태평양에서는 일정한 강도에 도달해 태풍으로 분류될 때 지정된 이름을 사용합니다.



04. 태풍이름 종류, 한국 이름도 있을까요?
당연히 있어요. 우리나라가 제출한 이름은 10개이고 북한이 제출한 이름도 10개라서, 전체 목록에는 한글에서 온 태풍 이름이 모두 20개 들어갑니다. 다만 이름을 제안한 나라와 태풍이 발생하는 장소는 서로 상관이 없어요. 한국이 제안한 이름의 태풍이 다른 나라 주변 바다에서 활동할 수도 있답니다.
2026년 공식 목록에 실린 우리나라 이름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호두, 나래, 너구리, 개나리, 고사리, 보리 — 이 가운데 개미·너구리처럼 동물 이름도 있고, 미리내처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린 이름도 있어요.
위 10개는 대한민국이 제안한 공식 목록의 이름들이에요. ‘나래’는 2026년 새로 반영된 이름이고, 과거 사용하던 ‘제비’를 대신합니다. 마찬가지로 북한이 제안한 이름에는 기러기, 개구리, 갈매기, 수리개, 메아리, 종다리, 버들, 노을, 민들레, 잠자리 등이 있습니다. 2026년에 ‘개구리’가 새 이름으로 채택됐다는 점도 재미있죠.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이름을 내놓을까요?
일본의 ‘고이누’는 작은 개를 가리키고, ‘도카게’는 도마뱀을 뜻해요. 동물이나 자연물을 떠올리는 이름은 발음하기도 비교적 쉽습니다.
홍콩의 ‘딤섬’처럼 지역의 음식 문화를 담은 이름도 있어요. 태풍 이름만 살펴봐도 그 지역의 생활을 엿보게 됩니다.
베트남의 ‘호아반’, 중국의 ‘무란’, 한국의 ‘장미’처럼 꽃과 식물의 이름이 목록에 많이 등장해요.
이처럼 태풍이름 종류는 생각보다 폭넓어요. 사람 이름만 쓰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자연과 문화, 언어를 보여주는 단어들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다만 뜻이 비슷하거나 발음이 특이하다고 해서 태풍의 크기나 위험 정도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에요. 귀여운 이름이어도 강한 비바람을 동반할 수 있으니 예보는 항상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05. 한 번 붙인 태풍 이름을 없애기도 할까요?
네. 태풍 이름은 순환해서 다시 사용하지만, 유난히 큰 피해를 남긴 이름은 다시 쓰지 않기도 합니다. 그 이름을 들었을 때 힘든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경우 해당 이름을 제안한 회원이 다른 이름을 내고 태풍위원회에서 검토해 교체합니다.
2026년 3월 태풍위원회 회의에서는 9개 새로운 이름을 확정했어요. 개구리, 나래와 함께 코키, 딤섬, 헤비, 도모, 티로우, 부라파, 호아반이 새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기존의 토라지, 제비 등 일부 이름이 교체된 것이죠. 또 피해가 컸던 태풍의 이름을 추가로 퇴출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름이 목록에서 빠졌다는 사실은 태풍의 세기가 꼭 가장 강했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피해의 규모와 지역사회에 남긴 영향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이해하면 좋아요. 목록은 고정된 듯 보여도 국제회의 결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태풍의 이름은 위험 등급이 아닙니다. 실제 이동 경로, 강풍 반경, 강수량, 기상특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요.
06. 자주 묻는 질문
북서태평양에서는 ESCAP/WMO 태풍위원회가 회원들이 제안한 이름 목록을 정하고 관리합니다.
아니에요. 이름은 전년도에 사용한 마지막 이름 다음부터 이어집니다. 다만 태풍 번호는 새해마다 1호부터 새로 붙습니다.
동물, 꽃, 나무, 자연 현상, 음식, 지역 문화 등 다양한 이름이 있습니다. 지역마다 이름의 뜻도 달라요.
대한민국 10개, 북한 10개로 한글에서 온 이름이 총 20개 포함되어 있습니다.
약 140개 이름을 순서대로 쓰므로 통상 4~5년가량 뒤 비슷한 이름이 다시 등장할 수 있어요. 실제 시점은 태풍 발생 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니에요. 이름은 미리 정해진 순서를 따릅니다. 큰 피해를 남기면 나중에 그 이름을 목록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이름과 강도는 무관합니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예보와 특보를 확인해야 해요.
마무리하며
태풍 이름에도 이렇게 여러 나라가 함께 만든 규칙이 숨어 있다는 사실, 조금 의외죠? 다음에 뉴스에서 낯선 태풍 이름을 듣게 되면 “어느 나라가 제안했을까?” 하고 생각해 보세요. 단순히 무서운 자연현상으로만 느껴졌던 태풍 소식이 조금 다르게 들릴 거예요.
그리고 이름이 예쁘든 낯설든 꼭 기억할 것은 한 가지예요. 태풍이 다가올 때는 이름보다 이동 경로와 우리 지역의 날씨 정보를 먼저 살펴보는 것. 그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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