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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 가득 머금은 나의 공간」


일요일 오후.

 

일상에서 행복함을 발견했습니다. 

행복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달렸다고 했던가요..  그저 똑같은 일상인데 마음이 왜이리 평온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월요병이 있는 직장인이기에 일요일 오후는 참으로 맞이하기 싫은 시간이기도 하지요. 

 

하루를 마무리하며 저녁을 준비하러 부엌을 들여다본 순간 하루종일 구겨져 있던 마음이 다리미로 쫙 펴서 다린 듯 릴렉스해졌습니다. 

깨끗하게 정리된 부엌에 저녁 햇살이 비추니 그리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해질녘 노을을 보고 있노라면 자기 반성도 하게 되고 그간의 힘든 일을 모두 떨쳐 버리듯 마음이 참으로 편안해지곤 한답니다. 오늘이 오랜만에 보게 된 저녘햇살이었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부엌으로 살포시 삐집고 들어온 저녁햇살이 저의 마음을 녹여 주었습니다. 

 

갓 담아 맛있게 익기를 기다리며 두었던 깍두기가 오후의 햇살을 받아 뽀르륵 뽀르륵 익어가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지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기에 그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지요. 

이제야 느낍니다.  평범함이 행복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저녘 햇살이 저의 부엌에 생명을 불어 넣어 주는 것 같습니다. 

평범해 보였던 티폿도.. 착즙기도.. 살포시 햇살을 받은 나무도마도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사오면서 우리가족의 티타임을 책임져 주었던 티팟에 세월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뽀득뽀득 닦아 주었지만 그 세월의 흔적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매끈함을 자랑하던 나무도마도 어느새 여기저기에 생긴 상처로 우리집에서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장 최근에 합류한 착즙기는 우리가족의 건강을 위해 무한한 애정을 쏟아주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에 레몬, 자몽에이드로 시원함을 더해주지요.

모두들 각자의 역할들을 충실히 해 주고 있네요. 

 

이런 일상이 행복이지 않을까요. 

 

작은 일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그런 혜안을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일요일 오후 저녘 햇살을 보며 기분 좋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분 그대로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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