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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으로 접어들다 보니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유로워졌다.
혈기 왕성할 청년기에는 무엇이 나를 그토록 바쁘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그토록 나를 옭아매었는지
모를정도로 참으로 바쁘게 달려온 것 같다.
40대가 훌쩍 넘어 50을 바라보는 즈음.
지나온 내 인생을 되돌아 보며 눈물 짓기도 하고 미소 짓기도 한다.
그리운 이도 많고, 잊고 싶은 이도 있고... 왜 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도 남는다.
내가 부족해서이리라.
시간이 흐른 후에 후회가 남게 되고 후회를 되씹어보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살아온 날은 되돌릴 수가 없기에 그 날들을 밑거름삼아 남은 나의 미래를 기름진 토양위에 탄탄하게
설계하고자 한다.
퇴직은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요즘...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 날이 오면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지 알았건만, 그랬건만
다가오는 그 날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의연해 질 수가 없다.
조급함이 밀려오고,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알고 있는 사실도 받아들이기에는 나의 그릇이 아직은 너무 작은가보다.
자연스러움이다.
발버둥친다고 올 시간은 어김없이 찾아 올 것이기에 그 시간을 어떻게 맞이할지를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어릴적에 미술에 소질이 있었더랬다.
우리 부모님이 나의 소질을 발견하고 소질을 개발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나의 인생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미술적 감각도 뛰어났고, 손재주도 있었기에 지금 돌이켜보면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 나의 유년시절이었다.
그러나, 그 시절에는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형편이었기에 자식들의 재능은 살펴볼 겨를도 없었거니와 알았다
하더라도 소질개발을 시켜 줄 만한 형편이 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퇴직을 준비하면서 퇴직 후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참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 많지 않기에 몇년 전에 우연히 배우게 된 재봉틀을 다시 한 번 잡아보기로 했다.
그 당시 배우는 수강생 중에 나의 실력이 월등히 뛰어났단다... 수강선생님 말로는 같이 일을 하고픈 수강생은
처음이래나... 난 역시 손재주가 있나보다.
핸드메이드로 만드는 홈패션은 너무 자연적이라 변화하는 트랜드에는 맞지 않다.
홈패션을 만드는 장인들은 넘쳐난다. 그러나 어찌 그리 천편일률적으로 올드한지.
몇날 며칠을 재봉틀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고민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초보인지라 멋드러진 옷을 만들 수도 없고 뛰어난 장인들과 경쟁도 할 수 없기에 나만의 특화된
무언가를 찾아야만 했다.
그러다 문득 주방을 바라보다 걸려있는 앞치마에 시선이 머물렀다.
앞치마... 선물받은 앞치마라 처음 받았을 때는 너무 세련되고 이뻐 참으로 좋아했었다.
앞치마 키워드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치마의 디자인은 왜 하나같이 같을까.
앞치마는 왜 하나같이 일하러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특성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입어야 하는 앞치마라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멋이 있는 디자인으로 입고 싶은 디자인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컬러감을 키우기위해 여러자료를 검색하고 수집하고 나만의 포인트북을 만들고, 디자인 관련 모든 컨텐츠를 검색하며
영감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벌써 4벌 아니.. 5벌의 나만의 유니크한 앞치마를 만들었고 만들면 만들수록 나의 미적 감각이 살아나고 있는 듯하다.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 고민하고 시도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나에게 행복감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2의 인생을 찾기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이제서야 나의 재능을 발견한 것 같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삶에 대한 경험치가 높아지고 경험치는 새로운 장애물을 만났을 때 해처나갈 에너지가 되고..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용기가 되는 것이다.
할 수 없다 생각하지 말고..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해보자.
나의 재능이 생각외로 많을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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